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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폐금광에서 불법으로 금을 캐려던 채굴꾼 수백 명이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이중 최소 100여 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남아공 당국이 채굴꾼들을 지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두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14일(현지 전국은행 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남아공 경찰은 이날 남아공 북서부의 광산마을 스틸폰테인 인근의 한 폐금광에서 현재까지 82명을 구조하고 시신 36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체포된 82명 모두 불법 채굴과 무단 침입, 이민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라며 이중 일부는 금을 불법 소지한 혐의로도 입건됐다고 전했다.
기대출과다 이어 경찰은 구조 작업이 며칠간 계속될 예정이라며 매일 구조자와 수습된 시신 수를 공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금광에 정확히 몇 명이 갇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광부 지원 단체 MACUA는 500명 이상이 여전히 갇혔고, 약 10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기아와 탈수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체국 이같은 참상은 구조된 채굴꾼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동영상들이 공개되면서 공개됐다.
영상에는 어두운 갱도에 시신 수십 구가 비닐에 쌓인 채 놓여있는 장면과 오랜 굶주림에 뼈만 남은 앙상한 채굴꾼들의 모습이 담겼다.
한 채굴꾼은 "우리가 며칠이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절규했고, 또 다른 채굴꾼은 편지로 이자 높은 예금 "제발 우리를 꺼내달라. 시신 부패하는 냄새를 견딜 수가 없다. 죽는 사람들도 있으니 음식이라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 불법 채굴꾼은 지하 2㎞ 이상 깊이의 폐금광으로 무단 침입했고, 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금광을 포위한 뒤 지난해 11월부터는 이들을 지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도 끊으며 강경책을 펼쳤다.
명지대 기숙사쿰부조 은차베니 남아공 대통령실 장관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범죄자들을 돕지 않겠다. 그들을 쫓아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MACUA 등 시민단체들은 당국의 무리한 통제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통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법원에서 통제 해제령을 받아내기도 했다.
남아공 정부가 이같은 강경책을 펼치는 데는 만연한 불법 채굴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 때문이다.
그웨데 만타셰 광물자원·에너지부 장관은 이러한 불법 채굴 행위가 "경제와의 전쟁"이라며 지난해 불법 채굴로 인한 범죄 수익이 600억 랜드(약 4조600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법 채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10억 달러(약 1조4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공 폐광에서 활동하는 불법 채굴꾼들은 줄루어로 '기회를 잡다'는 뜻의 '자마 자마'로 불린다. 이들은 대부분 레소토와 모잠비크 등 주변국에서 온 불법 체류자들이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