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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한국 IT기업 대표 A씨의 하소연이다. 법인 설립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막상 직원을 채용하려니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UAE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한국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력 채용이다. 복잡한 비자 시스템, 천차만별인 급여 수준, 그리고 최근 강화된 자국민 의무고용제도까지. UAE의 인력 시장은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피할 수 없는 ‘에미라티제이션’ 압박


오션파라다이스



에미라티 채용 의무화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UAE 인적자원부 정책 발표 현장.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현실은 에미라티제이션(Emiratization), 즉 자국민 의무고용제도다. 202양귀비게임설명
3년부터 민간기업도 직원 50명 이상이면 전체 인력의 2%를 에미라티(UAE 국민)로 채용해야 한다. 이 비율은 매년 2%포인트씩 올라가 2026년에는 10%가 된다.

문제는 벌금이다. UAE 시민권자인 에미라티(Emirati) 1명을 채용하지 않으면 월 6,000디르함(약 22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직원 100실시간해외증시
명인 회사가 의무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연간 5,000만원이 넘는 벌금을 물게 되는 셈이다.
두바이에서 5년째 무역회사를 운영 중인 B대표는 “에미라티 채용이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급여 기대치도 높고, 대부분 관리직을 선호해 실무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지원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해 젊은 에미라티를 주식관심종목
채용한 뒤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 받는데 한달 훌쩍, 비용은 수백만원





비자와 체류자격을 설명하고 있는 UAE 정부 포털 캡쳐화면 / 사진민박사 주식구조대119
=UAE정부 미디어오피스(u.ae)



외국인 직원 채용의 첫 관문은 비자다. UAE는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게 스폰서(보증인)를 요구한다. 고용주가 스폰서가 되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반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먼저 노동부 승인을 받고, 입국 허가를 받은 뒤, 의료검사와 신분증인 에미레이트 ID 발급까지 마쳐야 한다. 순조롭게 진행돼도 4~6주가 걸리고, 비용은 1인당 5,000~7,000디르함(약 180만~260만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5~10년짜리 장기 체류가 가능한 ‘골든 비자’나 프리랜서용 ‘그린 비자’ 등 다양한 옵션이 생겼지만, 각각 까다로운 자격 요건이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골든 비자를 알아봤더니 직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만 디르함(약 1100만원)이 넘는 최소 월급 조건을 맞추지 못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같은 일 해도 국적따라 급여 2~3배 차이





두바이 시내 전경 / 사진=두바이 관광청



UAE는 공식적인 최저임금이 없다. 대신 시장에서 형성된 ‘국적별 임금 체계’가 존재한다. 같은 직무를 수행해도 서구 출신은 아시아 출신보다 2~3배 높은 급여를 받는 게 현실이다.

현지 인사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대기업 일반 사무직의 경우 월 3,000~8,000디르함, 중간관리자는 1만~2만 디르함, 임원급은 2만5,000~5만 디르함 수준이다. 여기에 주거수당, 교통수당, 자녀 학비, 연간 항공료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게 관례다.
“처음엔 한국 수준으로 생각했다가 큰 코 다쳤다”는 한 제조업체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인도나 필리핀 출신 직원들도 본국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기대하고, 경력직은 더욱 몸값이 높습니다. 인건비 예산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여기에 2022년 2월 발효된 새 노동법은 여러 변화를 가져왔다. 무기한 고용계약이 폐지되고 최대 3년 기한제로 바뀐 것은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연차휴가는 기존 21일에서 30일로 늘었다. 출산휴가도 60일(유급 45일)로 확대되고 아기아빠들의 부성휴가 5일이 신설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명문화됐다는 것이다. 성별이나 국적에 따른 임금 차별이 금지됐다. 물론 상술했듯이 현실적으로 국적이나 출신에 따라 연봉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격차가 서서히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인 vs 현지인, 누구를 채용할까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자이텍스(GITEX) 글로벌 통합 한국관 부스 현장 / 사진=코트라



“한국인 직원 1명 채용하는 비용으로 현지 직원 4명을 뽑을 수 있어요.” 두바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C대표의 계산이다. 한국인 직원의 경우 급여 외에도 주거비 지원(월 5,000~10,000디르함), 자녀 학비(연간 5만~10만 디르함), 연 1~2회 귀국 항공료까지 따지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반면 인도나 필리핀 출신 현지 채용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고, 영어 소통이 자유로우며, 현지 비즈니스 관습에도 익숙하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오래 일한 경력직들은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하지만 한국인 직원도 필요하다. 본사와의 소통, 한국적 업무 방식의 전파, 품질 관리 등 핵심 업무에는 한국인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게 현지 진출 기업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 문화 이해와 세심한 품질 관리, 본사 보고 체계 등은 아무리 우수한 현지 직원이라도 단기간에 체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바이에서 7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한 무역회사 대표는 “초기에는 한국인 위주로 팀을 꾸렸다가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금은 한국인 2명, 현지 직원 8명으로 운영하는데, 이게 가장 효율적인 비율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가야





두바이의 대표 번화가 중 하나인 두바이 마리나 전경 / 사진=두바이 관광청



이처럼 어려움이 많지만, 두바이의 인력 시장은 분명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중동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들이 모여 있으며, 전 세계 200여 국적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인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을 찾을 수 있다. 영어가 자유로우며, 인력채용 비용도 한국인에 비교하면 저렴하다.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데 큰 자산이 된다.

성공적으로 정착한 한 한국 기업 대표는 이렇게 조언했다. “한국인 주재원은 핵심 포지션에만 배치하고, 실무진은 현지 경험이 풍부한 다국적 직원들로 구성하는 게 효율적이다. 초기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
결국 정답은 ‘적절한 조합’이다. 전략 기획, 본사 소통, 품질 관리 등 핵심 포지션에는 한국인을, 영업, 마케팅, 일반 관리 등 현지 업무에는 다국적 직원을 배치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여기에 3~6개월의 수습기간을 잘 활용하면 채용 실패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두바이에서의 채용은 분명 쉽지 않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현지 시스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유연한 사고를 갖춘다면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중동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사무실 임대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알아보겠다.
※ 도움말 및 자료= 사라 알 카비(Sara Al Kaabi, 두바이 변호사), 라케시 쿠마르(Rakesh Kumar, Michael Page Middle East 시니어 컨설턴트), UAE 인적자원부 노동법 가이드라인, UAE 통계청 2024년 임금 조사 보고서, KPMG 중동 인력시장 분석 리포트, 코트라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 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