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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직캠'으로 유명해진 '춤추는 지휘자' 백윤학 씨를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에서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 '단체 율동' 시범을 종종 맡았고 춤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춤을 따로 배운 적은 없다고 합니다. 춤추는 지휘자를 코앞에서 보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웃음을 참으며 연주해야 하는 고충(?)을 호소합니다. 백윤하가 씨 스스로도 '웃참'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겪으며 단원들의 고충을 이해할 기회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과연 어떤 사연일까요? 춤추는 지휘자 백윤학 씨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직접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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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기자 : 원래 평소에 춤을 잘 추세요? 

백윤학 지휘자 : 어렸을 때 남들보다 눈치가 빨랐던 것 같아요, 공부 같은 것도. 그때는 학력고사 시대니까, 수능 1세대긴 한데. 운동회를 하면 다 같이 단체 무용 같은 걸 했어요. 그러면 앞에 남학생 여학생 놓고, 그런 거 제가 꼭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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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 조교 역할도 하셨구나.

백윤학 지휘자 : 모델, 본보기 이런 거 있잖아요. 앞에서 춤추고 손 잡고 돌기도 하고 '갑돌이 갑순이' 이런 거.

이병희 아나운서 : 동작도 잘 외우시고.

백윤학 지휘자 : 아 뭐주식동향
다 이거 아니면 저거겠죠. 

이병희 아나운서 : 그래도 꼭 반대로 하는 친구들 있거든요.

백윤학 지휘자 : 그런 걸 어렸을 때 많이 했었고, 춤추시는 분들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재밌는 거, 발레 같은 거부터 혹시 '제이블랙'이라고 아세요? 마이클 잭슨이나 외국 가수들도 있밥TV
고, 한국에 춤추시는 분들도. 보고 있으면 어쨌든 다 팔 두 개, 다리 두 개인데 느낌을 팍 주는 걸 볼 때 신기해요. 춤 보면서 '이런 느낌이 숨어 있었구나' 생각해 보고.

김수현 기자 : 화제가 됐던 지휘자 직캠이 서울 페스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잖아요. 이런 곡들을 많이 연주하는 단체인가요? 영화 음악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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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학 지휘자 : 그렇죠. 원래 이것저것 하다가 아마 2022년부터 붐이 일었어요.

김수현 기자 : 그렇죠, 영화 음악 콘서트.

백윤학 지휘자 : 특히 지브리 음악, 디즈니 음악. 음악계에서는 월급 받는 직업이 드물어요. 연주만 하는 솔리스트가 아니라면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면 시립교향악단 정도인데 수용 인원이 제한적이에요. 음대에서 전공한 학생들, 또 그 학생들 유학 가서 돌아오고, 어떻게 보면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었는데 영화 음악회를 하는 단체들이 여럿 생기고 표가 잘 팔리면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거죠.

김수현 기자 : 연주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백윤학 지휘자 : 그렇죠. 사실 푯값이 보통 시립교향악단에 비해서는 결코 싸지 않아요. 그런데도 티켓을 팔고 단원들한테 돈을 줄 수 있는 수익 구조가 생긴 거죠. 거기에 사실 후발주자 같이 들어왔는데, 저랑 같이 하다가 춤추는 지휘자 되고 방송 나오고 하면서 요새 인지도가 높아졌죠.

김수현 기자 : 단원들이 그대로 유퀴즈에도 많이 나오시더라고요.

백윤학 지휘자 : 좋은 말만 해 주시니까 감사하긴 한데.

김수현 기자 : 연습할 때 힘들다고 그러는데 연습을 어떻게 할까요? (웃음)

백윤학 지휘자 : 연습은 대충 해요.

김수현 기자 : 아, 연습 때는 춤추는 것도 대충.

백윤학 지휘자 : 안 해요. 왜냐하면 워낙 많이 해 보시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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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 그러면 실전 때는 갑자기 웃길 것 같은데.

백윤학 지휘자 :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김수현 기자 : 그러니까 허벅지를 꼬집고, 이런 얘기를 하겠죠?

백윤학 지휘자 : 가끔 새로 객원 분을 모셔요. 트럼펫 하시는 분이었는데 "아무렇지 않은데?" 하다가 연주 때 빵 터진 거예요. 연습 때는 가볍게 하니까 괜찮다고 했는데 연주 때는 진짜 앞에서 춤추고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못 하셨는데. 단원분들은 "뭐, 괜찮다며?" 이러셨겠죠.

김수현 기자 : 연주할 때 실수하게 되는 거 아니에요?

백윤학 지휘자 : 실수한 거는 못 들어본 것 같은데.

김수현 기자 : 열심히 노력하시나 보다. 또 웃음을 참으시면서.

백윤학 지휘자 : 반대 경우가 한 번 있었어요. '알라딘'을 하는데, 거의 볼 필요는 없는데 악보를 놓고 하긴 해요. (지휘)하다가 지휘봉이 돌려져서 날아간 거예요. 없어도 괜찮은데 (연주가) 끊기지는 않는데 화면에 나오는 제가 너무 웃긴 거예요. 웃음을 도저히 못 참겠는데, 웃음이 터지면 리듬이고 뭐고 호흡이 다 뒤틀릴 것 같더라고요. 그때 '아, 이분들이 정말 힘드셨구나' 막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 있잖아요.

이병희 아나운서 : 이해하게 되셨구나.

백윤학 지휘자 : 네, 이해를 했는데 그래도 웃긴 거예요. 터지는 마음 잡아서 그분들 생각하면서, 그동안 제가 지었던 죄에 대한 죄책감이 왔다 갔다 하는데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김수현 기자 : 그 와중에도 춤을 추신 거 아니에요.

백윤학 지휘자 : 춰야죠. 관객들이 계시는데. 그게 아직 직캠이 안 올라왔는데 고려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이걸 과연 올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

백윤학 지휘자 : 저도 처음 얘기하는데 그런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요즘은 연주회가 끝나면 앙코르 할 때 제가 마이크를 잡고 해설도 하는데, 요새는 영상 보고 오시니까 저희는 이렇게 얘기를 해요. 앙코르계의 오마카세, 앙코르 무한리필. 뭐 듣고 싶으시냐고. '알라딘' 말씀 많이 하시더라고요.

김수현 기자 : 같은 곡을 해도 날마다 움직임이 달라지나요?

백윤학 지휘자 : 그게 참 신기해요. 영상에 올라온 곡은 전체 곡의 10분의 1 정도 될 거예요. 그런데 저도 공부만 10년 20년 했는데 곡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거든요. 단순하다고 나쁜 건 아니고 감동을 더 줄 수도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단순한 곡들인데 할 때마다 좋아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죠. 곡 자체가 좋은 것도 있고, 같이 하는 분들이 좋아서 그런 것도 있고. 신나는 곡은 또 그날 신나는 게 들어와 있기도 하고.

김수현 기자 : 그래서 동작도 조금씩 달라지게 되는.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