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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동네서 장사하는 우리들은 아무래도 기대를 좀 하지예. 어쨌거나 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온다카는데 그 사람들이 밥 묵고 커피 마시고 술만 마셔도 장사하는 우리는 반가운 일 아이겠습니까.”
해양수산부가 새로 뿌리를 내릴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 일대는 과거 부산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지금은 문을 닫은 경부선 ‘부산진역’은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호의 최종 종착역으로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오히려 ‘부산역’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역이었을 정도다.
세월의 부침으로 현재 수정동은 과거 영광을 뒤로하 국가장학금 신청 고 부산의 많은 원도심의 한 곳으로 전락했다. 유흥가를 중심으로 불야성을 이뤘던 번화가는 사라졌다. 상권이라 해봐야 수정전통시장 주변 작은 식당 정도가 전부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평일(목~금) 낮 IM빌딩(해수부 이전 예정 건물) 인근은 비교적 한산했다. 맞은편 중앙대로에는 많은 차량이 오가고, 인도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보였지만 골목 상가담보대출문의 안쪽은 사정이 달랐다.
수정동의 쇠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인구수 변화다. 부산시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수정동 전체 인구는 3만2096명이었다. 2014년 2만7232명으로 줄었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지난해에는 2만852명으로 감소했다. 17년 동안 전체 인구의 35%가 쪼그라든 셈이다. 최근 10년 동안만 계산해도 주 도움뱅크 민 23%가 감소했다.
이런 수정구에 해수부 이전 소식은 가뭄 속 단비다. 85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일시에 수정동 식구가 된다고 하니 인근 상인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IM빌딩 인근 한 식당 사장은 “아무래도 중앙 공무원이 1000명 가까이 온다니까 우리로선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라며 “북항 재개발이랑 해수부 이 차량담보대출조건 전까지 겹치면서 동구 일대가 기대감이 좀 커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편의점 점주 또한 “동네 사람들이랑 얘길 해보면 해수부 이전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부산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까진 몰라도 (동구) 일대에는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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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이전할 예정인 IM빌딩 모습.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취재진이 만난 부산 동구 주민들은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동구 주민뿐만 아니라 부산 전역이 들뜬 모습이다. 과거 여러 차례 해수부 부산 이전이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이번처럼 가시화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내 이전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이에 따른 건물 임차 계약이나 공무원 거주지 마련 등 실질적임 움직임이 이뤄지면서 이전이 현실이 되면서 이런 기대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약 850명에 달하는 공무원 조직의 단순 이동이 아니다. 공무원 가족을 포함 수천 명의 이주 효과가 발생하면서 지역에는 소비 지출 증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간접 효과로는 해수부 이전과 함께 해양 산업 관련 기업 유치, 신규 창업 활성화, 해운·항만·수산·관광 등 해양 관련 산업 전반의 성장을 기대한다. 이들 기관이 부산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 재도약의 꿈을 싹틔울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반대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의견도 있다. 냉정하게 해수부 직원 850명이 부산에 완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다.
IM빌딩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우리야 안 오는 것보단 장사가 잘되겠지만, 부산 전체로 생각하면 이렇게 난리를 칠 만큼 기대할 일인지는 모르겠다”며 “해수부 이전이랑 같이 다른 기관들도 옮겨오고 (해수부) 예산도 많아지면 또 모르겠는데 중앙정부 하나 이사를 온다고 부산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단시간 이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수정동에서 20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B 씨는 “현실적으로 850명 인원이 올해 안으로 부산에 다 옮겨와야 하는데 집을 구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며 “1년 이상 텀(term)을 두고 구하는 거라면 몰라도 이제 3달 남짓 남았는데 (그 기간에) 한꺼번에 집을 구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B 씨는 “벌써 내놓았던 매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는데 아마 10월 지나면서부터는 전월세 가격 부산 전체에서 크게 뛸 가능성이 있다”며 “나라면 서둘러서 방을 구하라고 충고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